Claude로 만든 디자인 스튜디오 운영 대시보드, 쓰면서 달라진 것들
안녕하세요, 디자인 스튜디오 메이드잇투게더 김형주입니다.
"그 프로젝트 잔금 들어왔었나?"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저희가 Claude와 대화만으로 운영 대시보드를 만든 과정과, 실제로 써 보니 무엇이 편해졌는지 정리했어요.
1. 작은 스튜디오의 운영은 늘 흩어져 있습니다
디자인 스튜디오의 일은 디자인만이 아니에요. 견적서를 보내고, 계약서를 챙기고, 계약금과 잔금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합니다. 프로젝트마다 일정과 회의 내용, 클라이언트가 보낸 파일도 따로 쌓여요.
저희는 이 정보가 엑셀, 메모 앱, 메신저, 홈택스에 나뉘어 있었습니다. 한 프로젝트의 상태를 알려면 서너 군데를 열어 봐야 했어요.
문제는 정보가 없는 게 아니라, 한 화면에 모여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확인하는 데 드는 시간보다, 확인을 놓쳐서 생기는 일이 더 컸어요. 입금 확인이 늦어지거나, 마감이 겹친 걸 뒤늦게 알게 되는 식이었죠.
2. 왜 기성 툴 대신 직접 만들었나
노션이나 프로젝트 관리 툴도 써 봤습니다. 다만 디자인 스튜디오의 흐름과 딱 맞지는 않았어요. 저희는 BX와 UI/UX 작업마다 진행 단계가 다르고, 계약도 VAT 별도, VAT 포함, 근로계약처럼 형태가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Claude에게 직접 말로 설명해 보기로 했어요. "프로젝트별로 진행 상황, 일정, 계약금 지급 여부를 한 곳에서 보고 싶다"에서 시작했습니다.
코드는 한 줄도 직접 쓰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기능을 말하면 Claude가 화면을 만들고, 써 보면서 불편한 점을 다시 말하는 식으로 고쳐 나갔어요. 첫 버전은 2시간 남짓 대화로 완성됐습니다.
3. 대시보드의 주요 기능
홈: 오늘 챙길 것부터 보여줍니다
홈 화면을 열면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 이번 달 입금액, 아직 받을 돈, 남은 할 일이 숫자로 먼저 보여요. 그 아래에는 모든 프로젝트의 할 일이 캘린더에 모이고, 기한이 지난 입금이나 다가오는 마감은 '챙길 것' 목록에 따로 뜹니다.
프로젝트: 한 프로젝트의 모든 것을 한 페이지에
프로젝트마다 개요, 진행 단계, 일정, 할 일, 회의록, 메모, 견적서·계약서 전달 여부, 구글 드라이브 링크가 한 페이지에 정리됩니다.
진행 단계는 작업 유형별로 나뉘어요. 브랜딩과 UI/UX를 함께 하는 프로젝트라면 탭이 두 개 생기고, 각각의 진행률과 전체 진행률을 따로 볼 수 있습니다.
돈 흐름: 입금과 세금계산서를 한 번에
월별 입금 그래프, 기한이 지난 돈, 세금계산서 미발행 건을 한눈에 봐요. 총 계약금액과 계약금·중도금·잔금 비율을 넣으면 금액이 자동으로 나뉘고, 근로계약 건은 세금계산서 체크에서 알아서 빠집니다.
처음 데이터는 홈택스에서 받은 세금계산서 목록 엑셀을 그대로 Claude에게 넘겨서 채웠어요. 수정·취소 계산서까지 정리해서 프로젝트 27건으로 나눠 주더라고요.
클라이언트 공유 링크: 진행 상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프로젝트마다 공유 링크를 켤 수 있어요. 클라이언트는 진행 단계, 일정, 공개로 표시한 파일만 볼 수 있고, 금액과 내부 메모는 보이지 않습니다.
4. 써 보니 무엇이 편해졌나
확인하러 여러 곳을 열지 않아도 됩니다
"잔금 들어왔나", "이번 주 마감이 몇 개지" 같은 질문은 이제 홈 화면 하나로 끝나요. 아침에 하루 계획을 세우는 시간도 줄었습니다.
놓치는 일이 줄었습니다
기한이 지난 입금과 다가오는 마감이 알아서 위로 올라오니, 기억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금계산서 미발행 건도 숫자로 남아 있어 월말 정리가 가벼워졌어요.
클라이언트에게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저희가 늘 강조해 온 건 "투명한 진행"이었어요. 공유 링크 하나로 지금 어느 단계인지, 다음 일정이 언제인지 클라이언트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불편하면 바로 고칩니다
기성 툴은 불편해도 적응해야 하지만, 이 대시보드는 말하면 바뀌어요. "할 일 입력칸이 한 줄이라 보기 힘들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두 줄로 바뀌는 식입니다.
5. 그래도 디자인은 아직 멀었습니다
기능은 말하는 대로 금방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디자인은 달랐습니다.
처음 나온 화면은 쓸 수는 있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색을 바꾸고, 레퍼런스 화면을 보여주고, 글자 크기를 20% 키우고, 제목과 본문의 크기 차이를 다시 잡아 달라고 했습니다. 디자인만 몇 번을 갈아엎었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화면이 정리된 건 제가 하나하나 짚어 준 다음이었습니다. AI는 시키는 걸 빠르게 해 주지만, 무엇이 어색한지 알아보고 어디를 고칠지 정하는 건 아직 디자이너의 몫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고객사와 일할 때 디자인은 꼭 제가 직접 합니다. AI는 리서치나 정리, 반복 작업처럼 시간을 줄여 주는 곳에 쓰고, 화면과 브랜드를 결정하는 일은 직접 손으로 해요. 내부 도구는 "쓸 만하면" 충분하지만, 고객의 서비스는 "마음에 들 때까지" 다듬어야 하니까요.
마치며
AI 덕분에 이제 디자인 스튜디오도 자기 일에 꼭 맞는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중요한 건 기술보다 "우리가 매일 무엇을 확인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거였어요. 그걸 말로 정리할 수 있다면, 화면은 생각보다 빨리 만들어집니다.
다만 만든 화면이 정말 좋아 보이게 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눈이 필요했어요. AI로 만든 화면에서 무엇을 고치면 좋은지는 AI로 만든 앱 디자인, 출시 전 이 5가지만 고쳐도 달라집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AI로 만든 서비스나 업무 도구가 어딘가 어설프게 느껴진다면, 화면 몇 장만 보내 주세요. 어디를 고치면 되는지 무료로 봐 드립니다.
→ mit@madeit.kr
김형주 · 메이드잇투게더 대표
2015년부터 스타트업의 브랜딩과 UI/UX를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